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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커밍」 여름호 (특집) 22대 국회에 바란다 [기본소득] 22대 국회 기본소득 도입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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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본소득정책연구소 작성일 : 2024.06.2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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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훈

한신대 명예교수, 사단법인 기본사회 이사장


조세형 기본소득과 공유부형 기본소득


기본소득을 재원에 따라 조세형 기본소득과 공유부형 기본소득으로 나눌 수 있다. 조세형 기본소득은 소득이나 자산에 부과하는 조세를 재원으로 하고, 공유부형 기본소득은 공유부에서 나오는 수입을 재원으로 한다.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는 일찍부터 기본소득을 공유부 기본소득으로 정의해왔다. 공유부에는 사회공유부와 자연공유부가 있다. 사회공유부의 대표적인 것이 지식이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허버트 사이먼(Herbert Simon, 2000)은 모든 소득의 90%는 남의 지식을 활용한 덕분이므로 그보다 약간 낮은 70%의 세율로 과세해서 기본소득을 지급하자고 주장하였다.


자연공유부는 인간 생존에 필요한 경제서비스와 함께, 정서를 안정시키는 문화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러한 서비스의 가치를 화폐적으로 표현하면 전 세계 GDP의 2배가 된다(Robert Costanza, 2014). 공유부형 기본소득의 대표적인 사례는 알래스카 기본소득이다. 알래스카의 땅과 땅속에서 나는 모든 것은 알래스카 주민의 공유부이다. 공유부는 모두의 것이므로 거기에서 나오는 수입은 모두에게 분배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이와 같이 소득 대부분이 사회공유부나 자연공유부에 기초해서 만들어지고 있으므로, 궁극적으로 조세형 기본소득도 공유부형 기본소득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조세형 기본소득에 대한 저항은 매우 크다. 22대 국회의원들에게 조사를 한다면 공유부 기본소득 도입에 찬성하는 의원이 과반수일 것이다. 그러나 조세형 기본소득에 대해 찬성하는 국회의원은 과반수가 안 될 것이 확실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22대 국회에서 기본소득을 도입할 수 있는 몇 가지 방안을 모색해보자.


부자감세 철회를 통한 기본소득 도입


윤석열 정부는 지속적으로 부자감세를 실행하였다. 나라살림연구소는 감세 규모가 2028년까지 8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부자감세를 철회했을 때, 경제성장을 고려하면 매년 20조 원 이상의 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윤 정부가 결정한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윤 정부 이전 부자감세도 규모를 약간 줄인다면 매년 30조 원 정도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부자감세 철회를 통해서 마련한 재원으로 조세형 기본소득을 실시할 수 있다. 부자감세 철회에 대한 저항은 증세에 대한 저항보다는 훨씬 작을 것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해당사항이 없고, 부자들도 대부분 몇 년 전까지 내던 세금이기 때문이다. 부자감세 철회 재원을 활용해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30조 원의 세수를 아동·청소년기본소득 등 일부 연령대에게만 지급하는 방법이다. 연간 200만 원씩 지급한다고 하면 1,500만명에게 지급할 수 있는 규모이다. 둘째는 조금 적은 액수의 기본소득을 더 넓은 연령대 또는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방법이다. 둘째 방법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우선, 부자감세 철회를 해서 마련한 30조 원을 기본소득 재원으로 편입한다. 이 금액은 경제성장에 따라 매년 늘어날 것이다. 일단 이 금액으로 1인당 연 60만 원씩 지급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본인 가계소득(근로소득과 재산소득)의 4%를 추가 기본소득을 위한 기여금으로 납부한다면, 1인당 기본소득 연 150만 원을 주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다.


추가 기본소득을 위한 기여금 부과 대상은 가계소득에서 최대 1억 5천만 원까지로 정한다. 즉 가구 형태에 상관없이 기여금은 600만 원이 최대다. 1인 가구는 연 소득 3,750만 원일 때 기여금이 150만 원이며 소득이 그보다 적으면 순수혜가구다. 2인 가구는 연 소득 7,500만 원 이하, 3인 가구는 1억 1,250만 원 이하면 순수혜가구다. 4인 가구는 1억 5천만 원 이하면 순수혜가구인데, 소득이 그보다 많아도 기여금은 고정이기에 순부담가구는 생기지 않는다.


정확한 값은 마이크로데이터를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적어도 80% 이상의 가구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자발적으로 납부한 금액이 45조 원이 넘으면 이 프로그램은 유지될 수 있다. 참여자가 적으면 세율을 조금 낮추어서 참여자가 늘어나도록 만든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90% 이상의 국민이 참여하면 의무제로 전환한다. 세율을 조정하거나 의무제로 전환할 때 적자가 나면 부자들에게 추가 기여금을 내도록 한다. 이때, 추가적인 기여금을 내는 부자들은 75세 이후로는 그때까지 자신이 낸 돈에서 자신과 가족이 평생 받거나 받을 금액을 공제한 뒤 초과납부한 금액을 연금으로 상환해주기로 한다. 그러면 조세저항을 줄일 수 있다. 부자라고 할지라도 추가기여금을 내는 기간은 대개 10년~20년 정도일 것이므로, 자신과 가족의 생애를 고려할 때 실질적인 추가 기여금을 내는 사람은 부자 전체의 5% 이하일 것이다.


탄소배당을 지급하면서 전기료를 인상


탄소배당은 다음과 같은 두 단계로 지급한다. 첫 번째 단계는 교통에너지환경세 수입을 탄소배당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2024년도 교통에너지환경세 예산은 약 15조 원이다. 이 법을 고쳐서, 이 수입을 도로 건설에 사용하지 않고 전 국민 에너지배당으로 지급하면 1인당 연간 30만 원, 3인 가구 90만 원을 지급할 수 있다. 동시에 전기요금을 한전 적자가 나지 않을 수준으로 인상한다. 이렇게 하면 한전은 적자가 나지 않고 그동안의 부채를 상환하며 송전망 투자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해야 앞으로 한전 적자가 화석연료보조금으로 간주되어 더 높은 탄소국경세가 부과되는 것을 막고 우리 기업의 수출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이 단계의 탄소배당은 추가적인 증세 없이 바로 시행 가능하다.


두 번째 단계에서 탄소세를 부과(또는 탄소배출권거래제도를 무상할당없이 전면화)한다. 탄소세의 수준은 유럽연합 등 국제적 기준에 따른다. 탄소세율은 국제적 수준에 맞게 매년 인상해간다. 탄소세 수입은 탄소배출량이 줄어들면서 점차 감소하며, 이와 함께 탄소배당도 줄어들 것이다. 재생에너지 투자가 늘어 기술혁신이 일어나면 재생에너지 가격이 하락할 것이므로 에너지소비 지출이 다소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그것으론 불충분하다. 불평등이 커지지 않는 에너지전환을 위해서는 탄소배당만으로는 부족한 것이다. 탄소배당 이외에 햇빛바람연금이 필요하다.


햇빛바람연금


에너지전환으로 사회적으로 탄소배출은 줄지만, 에너지 소비지출은 유지될 수 있다. 그런데 탄소배당이 줄면 소비자의 에너지 소비지출 부담은 커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는 종류나 위치에 따라 발전원가에서 큰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아 공간적 제약으로 인해 다양한 재생에너지를 조합해서 발전수요를 충당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재생에너지 가격은 가장 불리한 사업자의 비용을 보장해주는 수준에서 책정해야 해서, 유리한 조건의 재생에너지발전사업자는 초과이윤을 얻는다. 이 초과이윤은 재생에너지 지대地代라고 하겠다.

 

이 역시 불로소득 또는 횡재소득에 속한다. 불로소득의 환수는 정당화될 수 있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재생에너지사업자의 초과이윤은 유리한 자연조건이라는 자연공유부와 유리한 정부의 정책(화석에너지 가격에 세금을 매겨서 재생에너지 가격보다 더 높게 유지하는 정책)이라는 사회공유부로부터 발생하는 수입이라고 볼 수 있다. 공유부 수입은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으로 분배하는 것이 당연하다.


재생에너지사업자의 초과이윤을 환수하는 방법 중에 시장 원리에 잘 들어맞는 방법은 정부가 재생에너지 공기업이나 민간기업에 투자해서 일정한 지분을 획득하고, 그 지분으로부터 나오는 배당을 받는 것이다. 재생에너지사업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므로 자본금의 몇 배에 해당하는 부채를 끌어오게 된다. 정부가 이 부분에 투자하면 재생에너지사업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좋은 사례가 있다. 전남 신안군은 군내 5개 섬에 설치된 햇빛발전소설립법인에 주민자본 30%를 참여시키고 이윤의 30%를 공유하고 있다. 이윤은 섬 주민에게 햇빛연금으로 배당하는데, 발전소로부터 거리에 따라 1인당 연간 40만 원부터 240만 원까지 지급한다. 앞으로 8.2GW의 해상풍력이 완성되면 전체 군민에게 1인당 월 50만 원 바람연금도 지급할 계획이다.


현재 발전소 전체 자본의 80% 정도를 금융권에서 조달하는데, 이 부분을 정부에서 투자해서 지분을 확보하면 전 국민 햇빛바람연금을 지급할 수 있다. 2035년까지 에너지전환을 하기 위해 정부의 공공투자 500조 원, 민간투자 300조 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투자에서 5%의 수익이 발생한다고 하면 연간 25조 원의 햇빛바람연금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2050년까지 이 재원 금액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다.



햇빛바람연금은 지자체나 마을 단위에서 지급할 수도 있다. 마을 단위에서 공유지를 확보하고 마을 주민들이 동일한 금액을 투자해서 발전소협동조합을 만들면 마을 단위 햇빛바람연금을 받을 수 있다. 마을단위발전소에 지자체나 정부가 투자해서 일부 지분을 확보하면 지자체 주민들이나 전체 국민을 위한 햇빛바람연금 재원을 마련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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