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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논평] 대미투자특별법, 서두를 필요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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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책위원회 작성일 : 2026.02.2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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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당 정책위원회] 
《대미투자특별법, 서두를 필요 전혀 없다》


미국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인 관세를 불법, 무효라고 결정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기존 관세를 폐기하고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새로운 15% 관세 도입을 선포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최장 150일, 최고 세율 15%라는 한계가 있는 임시 방편이다. 트럼프는 “장난치는 국가는 보복당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았으나,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 훨씬 제한되는 처지에 놓였다.


이 상황에서 우리 국익을 위한 선택은 무엇인가? 대미투자특별법 통과를 늦추고 전략적 신중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미국과 협상의 전제 조건이 바뀐 지금, 우리가 먼저 특별법 통과라는 비가역적 결정을 해줄 이유가 없다.


지난해 한미 무역 합의가 타결되고 얼마 안 있어 트럼프는 자동차·의약품 등 품목 관세를 다시 25%로 올리겠다고 위협했다. 한국 국회의 입법 지연이 이유였다. 상대국 국회의 정상적인 입법 과정을 문제 삼는 이런 태도는 명백한 주권 침해 행위다. 게다가 미국은 농업 개방, 디지털 지도 이전 등 비관세 장벽과 심지어 쿠팡 문제까지 무기 삼아 우리를 압박하는 중이다. 이런 흐름을 볼 때, 우리가 특별법을 통과시킨다 해도 미국의 요구가 멈춘다는 보장이 없다. 도리어, 미국이 추가 요구를 들고 나올 때 우리가 들 협상 카드가 없어진다. 지금 급한 쪽은 대법원 판결과 국내 정치 상황 악화로 흔들리는 트럼프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냉정한 국익 계산에 기반한 지연 전략이다.

이에 대해, 특별법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트럼프가 한국산 반도체와 자동차에 고율 품목 관세로 보복할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우리 반도체에 대한 관세는 AI 산업 붐에 찬물을 부을 수 있어 미국 기술 기업들부터 반발할 것이다. 자동차 및 부품 관세는 이미 미국 내 자동차 제조사와 판매사들이 “소비자 가격 인상과 고용 불안으로 이어진다”라며 강경한 반대 의견을 의회에 제출했다. 미국 국민의 관세 반대 여론도 커지고 있다. 2월 중순 워싱턴포스트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 국민 64%가 트럼프 관세 정책에 반대했다. 즉, 트럼프 관세 정책의 대중적 기반이 흔들리고 있으며 점점 악화하는 중이다. 또한, 이번 미 대법원 판결이 “대통령은 의회의 허락 없이 관세를 부과할 수 없다”라는 원칙을 명확히 한 만큼, 트럼프가 다른 법 조항을 이용해 관세를 부과하려 해도 마찬가지로 법적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대미투자특별법은 한국의 자본 배분, 산업 정책, 외환 안정, 재정·금융에 막대한 영향을 치는 결정이다. 이런 결정을 내리기 전 투자 사업의 성과, 위험 통제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는 건 우리 국회의 마땅한 의무다. 이 의무에 소홀하고 정치적 압박에 떠밀려 졸속 처리함으로써 사업성이 떨어지는 투자에 국민 혈세를 바쳐서는 안 된다. 현재 미국 대법원의 판결로 트럼프의 관세 칼날은 무뎌졌고 미국 내부의 반대 여론은 거세졌다. 정부와 국회는 철저한 국익 관점에서 특별법 내용을 신중히 검토하고, 처리 시점은 미국의 관세 정책이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상황에 이를 때까지 뒤로 미뤄야 한다. 한국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대체하기 힘든 많은 장점을 가진 나라다. 우리의 장점을 원하면 우리를 존중하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2026년 2월 25일
기본소득당 정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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