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논평]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은 당신들 쌈짓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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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논평]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은 당신들 쌈짓돈이 아니다
7년째 이어 온 보편적 청년 지원 정책인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이 중단 위기에 처했다. 지난 11일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는 내년도 1~3분기 경기도 청년기본소득 예산 614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삭감을 주도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청년기본소득이 취업, 교육, 주거 등 청년의 구체적 현실 개선에 도움이 안 된다고 비난한다. 그들은 청년기본소득이 “사용처 제한이 없어 유흥비로 사용될 수 있다”라면서, “그 예산을 결식아동 급식비, 고립은둔청년 지원 등에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민의힘 주장은 그들의 오래된 ‘기본소득 혐오’에 불과하다. 청년기본소득이 청년의 삶을 개선하고 공동체의 장기 미래에 이바지한다는 점은 이미 실증적으로 밝혀졌다. 경기도 청년기본소득 정책효과 분석(경기연구원, 2022)에 의하면, 청년기본소득은 청년들의 정신 건강, 식생활, 운동 빈도, 삶의 만족도를 유의미하게 개선했다. 게다가 청년기본소득 수급자는 비수급자보다 노동시간이 주당 1.7시간까지 늘었다. 기본소득이 오히려 청년들의 일할 의지를 뒷받침했다. 이는 ‘꿈-자본’ 개념과 상관있다. 꿈이 구체적일수록 꿈을 향해 도전할 동기가 커진다. 실제로 청년기본소득 수급자들은 비수급자보다 자기 삶과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코로나19 시기에도 수급자들은 비수급자보다 타인과 사회를 더 신뢰했다.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선별복지로 청년기본소득의 이런 효과를 대신할 수 있는가?
유흥비 운운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인식도 가당찮다. 정부는 매년 약 80조 원의 돈을 세액공제와 소득공제 등 ‘조세지출’로 풀고 있으며 그 혜택은 상대적 고소득자에게 돌아간다. 소득과 세금을 공제받아 생긴 돈으로 당사자가 가구를 바꾸든 외식을 하든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다. 그런데 사회적 투자의 하나로 청년에게 준 기본소득 100만 원을 어디에 쓰는지는 왜 검열 못해 난리인가? 어차피 지역화폐로 지급하니 자영업자의 매출로 돌아올 돈이다. 묻고 싶다. 국민의힘 도의원들이 받는 세비 사용은 어디까지 생산적 소비이고 무엇이 비생산적 소비인가?
그런데 이번 예산 삭감 사태에서 민주당 도의원들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 도의원이 절반인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에서 재석 인원의 3분의 2가 예산 삭감에 찬성했다. 명시적인 반대는 민주당 유호준 의원뿐이었다. 민주당 도의원들도 찬성 또는 기권했다는 뜻이다. ‘약자 복지’ 운운하며 불평등만 키운 윤석열이 탄핵당한 것이 고작 1년 전이다. 그런데 민주당 도의원들이 국민의힘의 근거도 없는 기본소득 혐오와 선별지원론에 부화뇌동하다니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청년기본소득은 단순한 복지정책이 아니다. 청년기본소득의 출발점은 2016년 이재명 성남시장이 시작한 ‘청년배당’이다. ‘배당’이라 부른 데서 알 수 있듯, 빈곤층에 대한 선별과 시혜에서 벗어나 공유자산의 시민적 권리를 인정하는 정책적 전환점이었다. 청년 집단에 한정하기는 하지만, 조건 없는 보편적 현금 지원은 획기적이었고 지역화폐로 지급해 소상공인의 지지까지 얻은 것은 ‘정치의 효능감’을 가져왔다. 청년뿐 아니라 다른 이해당사자의 지지도 얻었기에, 청년배당은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으로 확대될 수 있었다.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의 다음 단계는 전국적 청년기본소득이며, 이는 이재명 정부의 ‘기본사회’ 비전을 완성해가는 길이다. 우리는 국민의힘의 퇴행적인 인식, 민주당 일부 도의원들의 무원칙한 태도에도 분노한다. 청년기본소득은 청년들의 권리다. 당신들의 쌈짓돈이 아니다. 우리는 민주당이 본회의 전 청년기본소득 예산 전액 복구에 나서라고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이재명 정부에도 촉구한다. 이재명 정부는 기본사회 비전을 제시하면서 농어촌기본소득 도입, 아동청소년기본소득(아동수당)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이 대통령의 브랜드이기도 한 청년기본소득의 확대를 국정과제로 제시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정부가 추진하는 ‘AI 강국 도약’에서 일자리와 소득 불안을 가장 크게 느끼는 이들이 청년층이다. 청년기본소득은 이들의 불안을 줄이고 회복 탄력성을 높일 검증된 정책이다. 그러므로, 이재명 정부는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을 넘어 전국적 청년기본소득 보편 도입을 추진하라. 기본소득당은 20세부터 2년간 모든 청년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할 것을 이미 공약했다. 청년이 숨 쉬고 꿈꿀 수 있는 대한민국을 위해 기본소득당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25년 12월 15일 기본소득당 정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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