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당 제5차 최고위원회 모두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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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당 제5차 최고위원회 모두발언
□ 일시: 2026년 10월 6일(화) 오전 9시 30분
□ 장소: 기본소득당 중앙당사
※발언 내용
- 오준호 대표: 금융권 AI 해킹에 대한 은행·정부 책임 및 AI 안전권 보장 촉구
- 용혜인 원내대표: 정부 미래대응기금 사업 내역 및 투자 방식 비판
- 노서영 최고위원: 국민의힘 영화 ‘암살자(들)’ 색깔론 공격 비판
- 신지혜 최고위원: 주택 공급 확대 대전제로 보편적 토지보유세 강화 촉구
- 김진서 최고위원: 차별로 인한 건강권 침해 문제 지적, 차별금지법 통과 의지 표명
■ 오준호 대표
《금융권 AI 해킹, 은행과 국가에 책임을 묻습니다》
한 주 사이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에서 6만 명 넘는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나마 믿었던 금융권마저 털려 국민은 허탈감과 분노가 이만저만 아닙니다. “차라리 주민번호를 리셋하자”는 말이 나옵니다. 연휴로 로그 점검이 지연되고 보안 인력이 부족한 중소 금융사도 많아, 피해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2차 피해 방지에 전력을 다하고, 시한을 정해 전수 점검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이번 사태는 AI가 어떤 방어망도 뚫을 만큼 강력해졌다는 증거가 아니라, 인증과 관리가 허술했던 기존의 구멍이 공격당한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이라면 경제성 때문에 안 할 공격을 AI로는 값싸게 다수 기관을 상대로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금융 시스템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경고입니다.
우선, AI 때문이라는 말로 은행의 책임을 덮을 수 없습니다. 2만 5천 명의 정보가 유출된 신한은행의 정보보호 예산은 최근 5년 동안 5대 은행 중 최저였습니다. 5대 은행 전체로 봐도, 정보보호 예산은 2년간 16.5% 늘었지만 집행액은 6.6% 늘었을 뿐입니다. “투자하겠다” 말만 해놓고 실제 집행은 게을렀습니다. 금융당국은 유출이 발생한 은행 이사회와 경영진의 책임을 규명하고, 은행마다 정보보호 예산과 집행률을 공시해야 합니다.
그러나 정부도 ‘금융권 책임’만 말해선 안 됩니다. AI 안전에서 구조적 취약점이 여럿 발견되었습니다. 먼저, AI가 이용되었는지 판별할 표준적인 기준이 부재합니다. 현재 AI 에이전트가 쓰였는지 확정하지 못하면서 억측이 난무합니다. ‘AI가 쓰였는가’에 따라 책임 소재며 보험·보상 여부가 달라집니다. 범죄 도구가 직접 확인되지 않아도 공격 속도, 접속 패턴, 동시성 등을 근거로 AI 이용 가능성을 판단하고 공개하는 기준과 절차를 갖춰야 합니다.
다음으로, 소규모 기관까지 보호하는 국가적 공동 방어망을 구축해야 합니다. 거대 은행도 안전하지 않지만, 인력이 부족한 중소 금융사와 기관은 더욱 취약합니다. 공격자 IP도 신한은행 사고 이후에 확인되어 금융권에 공유될 정도입니다. 국가 차원의 공동 관제, 실시간 위협정보 공유, 사고대응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사이버위협에 대응하는 여러 기관이 각자 맡은 부분만 점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실질적 통합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끝으로, AI 안전 정책의 대상을 넓혀야 합니다. 현 AI 기본법은 수백억 개 파라미터의 대형 모델과 생명·기본권에 영향을 미치는 영역의 ‘고영향 AI’를 중심으로 설계돼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선 초거대 모델이 아니라 공개 LLM, 오픈소스 에이전트, 기존 보안도구를 결합해서 공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위험 능력’을 기준으로 AI를 평가하는 새로운 접근이 요청됩니다.
AI 전환 시대, ‘AI 안전권’은 모든 시민과 결사체가 누려야 할 기본 서비스입니다. AI 접근권과 이익 공유권에 더해, AI 안전권은 ‘AI 기본사회’의 핵심 과제여야 합니다. 기본소득당이 더 철저히 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하겠습니다. 모두가 AI의 혜택과 이익을 누리며 동시에 AI 오용·악용에서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 용혜인 원내대표
정부 미래대응 기금 관련 말씀드리겠습니다.
기본소득당은 인공지능 전환과 탈탄소 녹색전환이라는 과제를 이뤄내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대규모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일관되게 말해왔습니다. 이를 위해 공유지분형 국부펀드를 조성해 대전환에 투자하고, 그 이익을 국민께 환원하는 ‘미래투자국가’ 모델도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정부의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기대를 가지고 지켜봤습니다.
그러나 막상 제출된 사업 내역과 투자 방식을 들여다보니, 실망스럽습니다. ‘미래대응’이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기존 재정사업과 차별점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래대응’이라는 용어가 실질적인 의미를 가지려면, 이 기금으로 하려는 일이 지금까지 해온 일과 분명 달라야 합니다. 하지만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4개 계정에 담긴 사업은 기존 복지·산업·일자리·교육 정책의 재탕에 불과합니다. 간판은 새로 달았는데 진열대 물건은 그대로인 셈입니다.
일례로 청년계정을 보겠습니다. 청년 첫 취업 지원, 혼인·출산·양육 3종 패키지 지원과 같은 사업에 누가 반대를 하겠습니까. 그러나 이것이 꼭 ‘미래대응기금’으로 해야 하는 사업인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우리가 대응해야 할 미래가 AI 혁명이라면, 청년기본소득·청년기본자산과 같은 무조건적이고 보편적인 재정사업이 이 기금의 용처로 훨씬 적합합니다.
성장동력계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공지능 전환은 국가가 적극적인 재분배로 바로잡지 않는 한, 불평등과 양극화로 이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발전할수록 일자리는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기본소득당이 첨단산업에 투자하고 그 지분 수익을 국민에게 배당하자고 줄기차게 주장해 온 이유입니다. 하지만 성장동력계정에서는 일반회계로 해오던 사업을 기금으로 하겠다는 것 말고 다른 무엇을 찾을 수 없습니다. 또한 기후위기 시대에 재생에너지 전환 투자가 기금의 중심에 서지 못한 것도 ‘미래대응기금’의 취지를 퇴색시킵니다.
저는 재정경제부가 21조 원 규모로 출범시키겠다는 한국판 국부펀드야말로 미래대응기금이 맡았어야 할 사업이라고 봅니다. 미래대응기금의 핵심 사업으로 삼아 재원을 대폭 늘리고, 지분투자 수익을 국민께 환원하는 방식을 더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162조 원 기금에서 국부펀드로 가는 재정은 5천억 원뿐입니다.
기금 자체의 설득력이 약하니, 대표적인 두 가지 비판에 정부는 마땅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국회의 심의권 문제입니다. 일반회계 재정사업으로 해도 되는 사업을 변별성 없이 기금사업으로 하면, 국회의 예산 심의·심사 권한은 그만큼 약해집니다. 기금 사업이 설득력 있었다면 크게 문제 되지 않았을 일입니다. 그렇지 않으니 문제가 됩니다.
다른 하나는 지방정부의 반발입니다. 정부안대로면 내년 지방교부세는 현행법 기준보다 약 6조 원 줄어듭니다. 그러면서 기금 지방계정에는 지방미래성장지원금 3조 5천억 원을 편성했습니다. 지자체의 자주재원을 정부가 가져가서, 쓸 곳을 정해 다시 내려보내겠다는 것입니다. 지방분권을 지향하는 정부에 맞는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래서는 교부세가 깎이는 지자체에 양해와 협력을 구하기도 어렵습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이 재원을 두고 “천재일우의 기회이자 대한민국 미래 20년을 준비할 천금같은 재원”이라고 했습니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국민의 피땀으로 일군 반도체 호황이 가져온 재원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예산안은 지난 20년 동안 해온 일의 되풀이일 뿐, 미래 20년이 담기진 못했습니다.
기본소득당은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미래대응기금이 이름값을 하도록 분명하게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 노서영 최고위원
《영화 ‘암살자(들)’로 이득을 보려는 자 누구입니까》
기본소득당 수석최고위원 노서영입니다.
주말에 영화 ‘암살자(들)’을 직접 보고 왔습니다. 국민의힘이 ‘역사왜곡’이라 외치는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제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영화는 저격범 문세광을 비호하지도, 박정희 정권 시기의 산업화를 부정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을 결코 가볍게 다루거나, 사건의 배후를 단정하지도 않습니다.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고인이 아니라, 사건을 서둘러 마무리한 당시 권력의 수사와 발표를 향합니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색깔론 공격에 나서 제작진과 출연진을 괴롭히더니, 이젠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해외 영화제에 상영 철회를 요구하겠다고 합니다. 극우단체는 주말 사이 출연 배우의 집 앞까지 찾아갔습니다.
도대체 이 영화가 무엇을, 어떻게 왜곡했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독재 시절 언론 탄압을 사실적으로 그린 것이 문제입니까? 아니면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당시의 수사 공백에 의문을 품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까? 설마 영화가 질문을 던지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입니까?
국민의힘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감수성으로 ‘유가족’ 박정희 일가의 명예 훼손 여부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영부인과 한 학생의 죽음을 비극으로 그리고, 그 죽음 앞에서 진실을 묻습니다. 당시의 발표만으로 해소되지 못한 의문점들에 대한 답을 지금이라도 찾아나서는 것이 고인을 기리고, 역사를 바로세우는 길 아닙니까?
또 국민의힘은 이 영화가 마치 ‘좌파’들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진 양 선동합니다. 그러나 박정희 정권을 다룬 영화나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을 다룬 프로그램은 이번이 처음도 아닙니다. 그저 보수 결집이 필요할 때마다 박정희 정권을 소환해 활용하는 국민의힘이야말로 애꿎은 영화계를 탄압하며 가장 큰 이득을 보고 있는 건 아닙니까?
국민은 극장을 찾고 있습니다. 관객의 판단은 이미 진행 중입니다. 그 판단을 기다리지 못하고 상영을 막으려는 국민의힘의 모습, 독재 정권의 검열과 소름 끼치게 닮아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예술인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발상, 우리는 이미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로도 겪은 바 있습니다.
‘암살자(들)’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한다는 장동혁 대표와 국민의힘 의원들은 영화부터 보시고, 영화가 대체 무엇을 왜곡하고 부정했는지 자세히 말씀하시면 좋겠습니다. 혹 영화에 대한 감상이 다르더라도, 출연진의 집을 찾아가 위협하는 극단행위에는 최소한 선을 긋는 공당의 태도를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 신지혜 최고위원
《주거권 보장, 토지 가치를 모두가 누린다는 근본 대책과 함께 가야 합니다》
스페인에서 주거난 항의 시위가 한창입니다. 불씨가 된 것은 71년간 살아온 집에서 임대료 폭등으로 쫓겨난 87세 노인의 사연이었습니다. 노인은 소득의 30% 수준으로 새 임대계약을 맺고 집으로 돌아갔지만, 시위는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10년 새 두 배 넘게 뛴 임대료를 견뎌온 시민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도 다르지 않습니다. ‘부동산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으려는 시도는 이어져 왔지만, 현실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의 명운을 걸고 주택을 대량 공급하겠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그러나 근본 대책 없는 공급 확대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는 지난 정부가 이미 보여주었습니다. 당시 새로 공급된 주택의 절반가량이 다주택자의 손에 들어갔습니다. 설령 집이 공급되더라도 그 집을 유지하는 비용이 일상을 위협할 만큼 무겁다면, 그것을 민생을 위한 공급이라 부를 수는 없습니다.
올해 UN이 정한 세계 주거의 날 주제는 ‘모두를 위한 적절한 주거’입니다. 집의 상태만이 아니라 주거비 또한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새 주택이 무주택자의 안정된 삶을 지켜내는 민생 대책이 되려면, 근본적인 부동산 대책이 반드시 함께 시행되어야 합니다. 그 해법은 ‘차등 과세’가 아니라 ‘보편적인 토지보유세 강화’입니다.
실거주 여부나 보유주택 수와 관계없이 과세하되, 건물이 아닌 건물이 올라앉은 토지에 과세하자는 것입니다. 거둔 토지보유세는 기본소득으로 모든 국민에게 돌려주고, 종합부동산세의 과세 체계를 큰 틀에서 개편하며 재산세와의 조정까지 차근차근 이어간다면, 실거주 1주택자의 부담은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부동산 가격에 크게 좌우되는 전월세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도 함께 안정될 것입니다.
‘폭탄 공급’이라 불릴 만큼 아무리 많은 주택을 내놓는다 해도, 토지 가치를 모두가 누려야 한다는 대전제가 서지 않으면 ‘부동산 공화국’의 오명은 벗기 어렵습니다. 부동산 정책에 누구보다 진심이라고 강조해 온 이재명 정부가 반드시 그 대전제를 세울 것을 촉구합니다.
■ 김진서 최고위원
《차별금지법으로 모두의 건강권을 지켜야 합니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가 차별이 건강권을 해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차별은 마음의 상처를 넘어 몸까지 병들게 합니다. 차별을 반복적으로 겪은 사람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며 고혈압, 심혈관질환, 수면장애 같은 실제 질환 위험이 높아지고, 오래 쌓이면 신체 노화까지 가속화됩니다.
정신건강은 더 뚜렷합니다. 성소수자의 우울 증상 의심 비율은 일반 인구의 네 배, 최근 1년 자살 생각 비율은 여덟 배가 넘습니다. 친구가 겪는 차별이 늘어날수록 직접 겪지 않은 학생의 우울 증상까지 심해진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차별은 공동체 전체를 아프게 합니다.
국민은 이미 일상의 경험을 통해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국민 65.7%가 일상에서 혐오표현을 접하고 있고, 86.1%는 이것이 우리 사회의 구조적 차별이 드러난 것이라 인식하며, 70.7%는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국회는 이 속도를 20년째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첫 권고 이후, 17대 국회부터 지금 22대 국회까지 법안은 매번 발의되고 매번 철회되거나 임기만료로 폐기됐습니다.
이제는 모두의 건강을 위해 차별을 금지해야 합니다. 기본소득당은 지금껏 차별금지법 발의에 함께해온 만큼, 국회에 계류 중인 차별금지법안이 심사되고 통과될 때까지 앞장서겠습니다.
2026년 10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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