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 용혜인 대표,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 입법 추진 반대 기자회견 발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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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용혜인 대표,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 입법 추진 반대 기자회견 발언문
□ 일시: 2026년 2월 11일 오전 10시 20분
□ 장소: 국회 소통관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 입법, 속도전에 반대합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대형마트의 온라인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올 상반기 내 추진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합니다.
기본소득당은 대형마트의 온라인 시장 진입 자체를 원천 봉쇄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소비 구조가 빠르게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는 현실은 인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뻔히 예상되는 약자들의 고통과 민생 혼란을 무시한 채 속도전을 벌이는 것에는 명확히 반대합니다.
첫째, 쿠팡 견제라는 명분은 이 입법의 근거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현재 쿠팡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새벽배송 독점 그 자체만이 아닙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자사 브랜드 PB 상품 우대 등 불공정 거래 관행, 그리고 반복되는 배달노동자 과로사 사망입니다. 대형마트에 새벽배송을 허용한다고 해서 이 문제들이 해결됩니까. 이것은 결코 쿠팡에 대한 직접적 해법이 될 수 없습니다.
쿠팡 견제는 온플법 등 민주·진보 진영에서 공히 추진해 온 플랫폼 독점 규제 법안, 그리고 기본소득당이 추진 중인 집단소송제법 등으로 달성해야 할 일입니다. 쿠팡의 시장 지배력 남용에 대한 직접 규제 없이, 대형마트 규제만 풀어주는 것은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 안전망 없는 규제 완화는 새벽배송 문제 해결의 근간을 흔들 수 있습니다.
지금 새벽배송 노동 규제를 둘러싼 사회적 대화 기구가 가동 중입니다. 심야노동시간 상한, 연속 휴식시간 보장, 야간근로자 건강권 보호 등 핵심 의제들이 논의 테이블에 올라 있지만, 노사 간 이견이 커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대화 기구의 합의를 기다리지 않고 시장 진입 근거부터 먼저 만들어 버리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당장 대형마트 3사와 수백 개 SSM까지 새벽배송에 뛰어들면, 이미 형성된 거대 시장을 뒤집는 노동 규제에 대한 저항은 지금보다 훨씬 더 거세질 수밖에 없습니다. 안 그래도 난항인 사회적 대화 합의 자체가 무력화되는 것입니다.
쿠팡 배송 노동자 고 정슬기 씨의 죽음을 계기로, 우리 사회는 새벽배송이 누군가의 잠과 건강을 대가로 유지되는 구조라는 사실을 똑똑히 확인했습니다. 그 교훈이 채 아물기도 전에 새벽배송 시장을 더 키우겠다는 것은, 또 다른 누군가의 고통을 담보로 삼는 일입니다.
셋째,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면밀한 상생방안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온라인 시장에서 소상공인은 대형마트의 단순한 경쟁자가 아니라 납품업체이자 입점 판매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동네 슈퍼마켓과 소규모 식료품점에게는 쿠팡에 이어 대형마트까지 새벽배송에 나서는 것이 이중의 압박이 되는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정부가 약속하는 '상생 방안'이 구체적인 제도로 마련되기 전에 규제부터 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가장 약한 고리에 전가됩니다. 그 상생 방안이 충분한지도 현재로서는 불분명합니다. 검증이 필요합니다.
지금처럼 속도전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섬세한 개혁의 경로를 선택해나가야 합니다.
택배분야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새벽배송 노동 규제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입법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골목상권에서 생활서비스를 담당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와의 상생방안도 조속히 제안되어야 합니다.
위 조건이 충족되지 못한다면, 기본소득당은 이번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결코 동의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적응하면서도 민생을 보호하는 것, 이 두 가지는 양립 불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순서와 조건을 갖춰 추진하면 됩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정부가 섬세한 개혁 추진으로 변화하는 사회 적응과 민생 보호라는 양측을 달성할 수 있도록 현명한 대응을 기대합니다.
2026년 2월 10일
기본소득당 대표
용 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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