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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보도자료] 청라 화재 이틀 전, 법적 요건 안 지키고 ‘자체점검 시정조치’ 연기 허가해준 소방… 알고 보니 소방시 설 고장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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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대변인실 작성일 : 2024.10.1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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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청라 화재 이틀 전, 법적 요건 안 지키고 ‘자체점검 시정조치’ 연기 허가해준 소방… 알고 보니 소방시

설 고장 수두룩

― ‘소방시설 자체점검’ 후 시정조치 연기 신청 5,551건 중 99% 승인… 현행법상 재난‧부도‧질병 등 요건 엄격하지만, 법적 요건 안 지키면서 사실상 제도 무력화

― 광주‧대전‧세종‧전남‧창원 등 5개 지역은 3년 동안 소방시설 자체점검 이행계획 사유 불문 100% 연기 승인… 스스로 후퇴하는 화재 예방행정 심각

― 청라 화재 이틀 전, 법령상 요건 미달에도 관할 소방서는 당일 바로 자체점검 시정조치 연기 승인… 당시 자체점검 보고서 살펴보니 불량시설 지적 169가지 달해

― 2022년 말 ‘소방시설 자체점검’ 후속조치 ‘시정명령→이행계획’으로 바뀐 뒤 사실상 느슨해진 예방행정, 현장확인 사라지고 공문도 ‘벌금→과태료’ 안내만

― 용혜인 의원, “자체점검 연기 사유 엄격한데 전수조사 결과 법령상 요건 해당 안 해도 무작정 승인 관행 심각… 청라 화재 피해 확대 이유는 안일한 소방 예방행정 탓”

― 용혜인 의원, “법 개정 취지 민간 자체점검 강화로 이중삼중의 화재 예방 제도 갖추기 위함… 자체점검 이행 법에 따라 엄격히 관리하되, 계획 제출 시 사전 확인 강화하는 제도 개선도 모색 필요”

― 용혜인 의원, “소방 스스로 행정력 포기하는 형태로 법규 개선한 건 소극적 예방행정 의구심 커… 국민 화재안전 위해선 예방행정 기초부터 다시 잡아야”


지난 8월 인천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 사고 이틀 전까지 마쳐야 했던 소방시설 자체점검 이행계획을 관할 소방서가 법령상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연기해준 사실이 드러났다. 


전수조사 결과 소방당국에서는 법령상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데도 사실상 이유를 불문하고 연기신청을 허가해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치 완료일을 연기할 때에는 재난이 발생하거나 관계인이 사고로 다치는 등 중대한 사유에만 제한적으로 허가하고 있는데 실상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입법 취지는 화재 피해를 줄이기 위한 소방시설의 정상 가동을 도모하기 위함인데, 정작 소방당국의 안일한 행정 관행으로 소방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거나 고장이 난 채로 방치되다 화재 사고 피해를 줄일 기회조차 놓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 법령상 요건 안 되는데 ‘소방시설 자체점검 이행계획 완료 연기신청’ 99% 허가… 소방 스스로 불량 소방시설 예방 조치 무력화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22년 12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소방시설 자체점검 이행계획 완료 연기 신청 및 승인 현황을 분석한 결과, 소방시설법 개정 후 제도가 시행된 3년간 전체 신청 건수 5,551건 중 99%에 달하는 5,495건이 승인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광주‧대전‧세종‧전남‧창원 등 5개 시도본부 및 소속 소방서에서는 소방시설 자체점검 이행계획 완료 연기 신청을 받은 대로 사유를 불문하고 100% 모두 승인했다. 


<최근 3년간 소방시설 자체점검 이행계획 완료 연기신청 현황>


소방시설 자체점검은 소방시설법에 따라 특정소방대상물의 관계인, 즉 건물주나 사업자‧관리인 등이 소방시설이 적법하게 잘 설치‧관리되고 있는지 점검하도록 한 의무 제도다.


점검 결과 소방시설이 고장나거나 설치되지 않는 등 불량 사항이 있으면 관계인은 법에 따라 10~20일 이내(수리‧정비 10일, 교체 20일) 수리하도록 되어 있다. 이를 위해 소방대상물의 관계인은 자체점검 결과보고서와 이행계획을 관할 소방서장에게 보고해야 하고, 이행계획은 소방서가 통보한 기간 내 완료해 다시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현행법상 소방시설 자체점검 후 정해진 이행계획 완료 기간을 연장하는 사유는 엄격하게 제한된다. ▲재난안전법상 재난이 발생한 경우 ▲경매 등의 사유로 소유권이 변동 중이거나 변동된 경우 ▲관계인의 질병, 사고, 장기출장 등의 경우 ▲그 밖에 관계인이 운영하는 사업에 부도 또는 도산 등 중대한 위기가 발생하여 이행계획을 완료하기 곤란한 경우 등 불가피한 경우가 그 사유에 해당한다(소방시설법 시행령 제35조제1항 각 호). 


불량 소방시설 설치나 수리가 자칫 늦어져 화재 시 제 역할을 못 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실제 지난 2017년 12월 21일 29명이 숨진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 당시 화재 발생 약 3주 전 스프링클러설비 밸브 폐쇄 등 다수 지적사항이 점검 과정에서 확인됐지만, 불이 난 12월 21일까지 소방서에 관련 사항이 보고조차 되지 않아 불량 시설이 그대로 방치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러한 문제를 겪은 뒤에도 본연의 입법 취지와 달리 소방당국이 사유를 불문하고 이행계획 연기 신청 시 이를 모두 허가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승인 사유별로 보면 제4호가 93.5%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해당 사유는 ‘그 밖에 사업상 부도 또는 도산 등 중대한 위기가 발생하여’, ‘이행계획을 완료하기 곤란한 경우’로 규정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중대한 경영상 위기에 해당하지 않는 소방시설 공사 일정 조율이나 비용 조달 등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이처럼 소방당국이 법령상 요건에 미달하는 연기 신청을 방만하게 허가하면서, 민간이 소방시설 자체점검으로 문제점을 발견해도 제때 조치하지 않는 관행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청라 화재 아파트, 사고 이틀 전 법령 요건 안 되는데 관할 소방서 ‘불량 소방시설 조치’ 연기 승인… 예방행정 부실이 화재 피해 키웠다


지난 8월 1일 발생한 인천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 문제로 알려졌지만, 그 이면에는 소방당국의 소방시설 점검 관리에 대한 부실 문제가 숨어 있다.


해당 아파트는 6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 동안 소방시설 점검업체를 통해 법정 의무점검인 소방시설 자체점검을 진행했다. 당시 발견된 소방시설의 불량 사항은 소화설비와 경보설비, 피난구조설비, 제연설비 등 무려 169가지에 달했다. 


관할 소방서인 인천서부소방서는 이 같은 불량 소방시설 내용이 담긴 소방시설 자체점검 실시결과보고서를 7월 10일 제출 받았다. 동시에 해당 아파트 관계인으로부터 자체점검 결과를 이행하겠다는 ‘이행계획서’를 제출받고, 사고 발생 이틀 전인 7월 29일까지 이행계획을 완료하라는 공문을 아파트 측에 통보했다. 


그런데 7월 24일 해당 아파트가 이행완료 기점을 5일 앞두고 이행완료일 연기를 신청하자, 인천서부소방서는 그날 즉시 ‘그 밖에 관계인이 운영하는 사업에 부도 또는 도산 등 중대한 위기가 발생하여 이행계획을 완료하기 곤란한 경우’를 사유로 들어 28일간 연기해줬다.


당시 해당 아파트가 인천서부소방서에 제출한 ‘소방시설등의 자체점검 결과 이행계획 완료 연기신청서’에 따르면 연기신청 사유 중 어느 조항에 해당하는지 명확히 체크하지 않은 채, 업체 선정 및 계약이 늦어져 8월 20일까지 완료하도록 28일간 연기해달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오히려 인천서부소방서가 공문에 첨부한 ‘연기신청 결과 통지서’에는 ‘공사물량 과다로 인한 기간 필요’, ‘공사업체간 일정조율 및 비용분담 조정 등 필요’ 등 연기 사유가 별도로 기재되어 있다. 법령상 사유를 충족한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내용이거니와, 관할 소방서가 신청서에도 없는 특정 사유를 임의로 정해 허가해준 것이다. 


관할 소방서가 자체점검 이행계획을 연기해준 이틀 뒤 해당 아파트에서는 화재가 발생해 주민 22명이 병원치료를 받았고 880대의 차량(전소 42대, 부분소 45대, 그을음 피해 793대)이 피해를 입었다. 단수‧단전, 연기 피해 등으로 인해 161세대 입주민 470여 명은 무더위 속에 임시대피소 생활을 해야만 했다.


청라 화재 아파트↔관할 소방서 소방시설 자체점검 이행계획 완료 연기신청 및 결과 통지서 (출처: 소방청, 용혜인의원실



■ 청라 화재 아파트, 자동화재속보‧스프링클러‧제연댐퍼‧자동폐쇄장치 등 치명적인 불량 소방시설 다수 발견… 용혜인 ”청라 화재, 소방당국 안일한 예방 행정이 원인이라 해도 부족하지 않아“


더욱 심각한 문제는 소방시설 자체점검에서 확인된 불량 사항에는 화재 시 피해를 키울 수 있는 치명적인 시설 고장 내역들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청라 아파트 화재 당시 점검 결과보고서를 보면 화재 발생 시 자동으로 소방서에 신고를 해주는 자동화재속보설비도 고장 나 있었다. 그런데 소방 조사자료에 따르면 이날 화재로 인해 오전 6시 10분 자동화재탐지설비에 신호가 들어온 것으로 나타나지만, 실제 소방서에 신고가 이뤄진 건 5분 뒤인 15분이었다. 화재속보설비가 정상이었다면 ‘5분’이라는 화재 대응 골든타임을 단축할 수 있었던 셈이다.


한편, 소화설비에서는 옥내소화전설비, 습식 스프링클러 설비의 압력 스위치와 압력계가 고장 난 데다, ‘주차장 B1층 9번 구역’에 설치된 준비 작동식 스프링클러마저 화재 시 신호를 받아 밸브를 열어주는 역할을 하는 솔레노이드밸브가 연동되지 않는 상태였다. 화재 시 피난로를 안내하는 유도등이 고장 난 곳도 59개소에 달했다.


화재가 발생하면 엘리베이터실과 함께 있는 전실에 일정한 바람을 불어넣어 연기 확산을 막는 제연설비의 핵심 시설인 급기댐퍼의 모터가 불량한 곳도 30군데나 됐다. 특히 329동과 334동의 경우 화재가 발생한 지하 1층 급기댐퍼 모터가 불량했다. 334동 지하 1층은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 바로 맡은 편에 있던 동으로 상층부에 연기가 다량 유입되면서 큰 피해를 입은 곳이다. 



소방시설등 자체점검(작동점검) 실시결과 보고서(2024.7.10.) 중 소방시설등 불량 세부 사항 목록 (출처: 소방청, 용혜인의원실)



화재 시 방화문을 자동으로 닫아주는 자동폐쇄장치 자체가 불량하거나 화재 신호와 연동되지 않는 불량도 30개나 됐다. 제연설비의 성능확보를 위해 화재 시 자동으로 창문을 닫아주는 창문 자동폐쇄장치 불량 역시 38개에 달했다. 


화재 발생 초기 관리자가 화재 감지 신호를 받은 뒤 스프링클러설비와의 연동 기능을 정지했다는 사실 때문에, 이미 고장 난 채 방치된 소방시설의 총체적인 부실 문제를 묵과하고 덮은 채 넘어가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용혜인 의원은 “소방시설 자체점검의 이행기한 연기는 그 사유가 엄격하게 정해져 있지만 실제 소방당국에서는 법령상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도 이를 무작정 연기해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인천 청라 화재 피해가 커진 원인 중 하나는 소방당국의 안일한 예방 행정 관행으로 자체점검 결과에 따른 보수가 제때 완료되지 못한 것이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방시설법 개정 취지는 소방의 관리‧감독을 느슨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민간의 자체점검을 강화해 이중삼중의 화재 예방 제도를 갖추기 위해서였다”며 “소방시설 자체점검에서 확인된 불량 사항을 법령에 따라 신속하고 엄격하게 시정하도록 조치하는 것과 동시에, 이행계획 제출 시 공사업체 계약 및 자금 조달 계획을 사전에 일정 부분 확인하는 등 지연 소지를 최소화하도록 제도개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 소방시설 자체점검 ‘조치명령→이행계획 제출’ 바뀐 후 행정조치도 소극적… 용혜인 ”소방청 스스로 화재 예방 강화 의지 없다면 법 개정 검토“



2022년 말 소방시설 자체점검 후 조치명령 체제에서 이행계획 제출 체제로 바뀐 후 달라진 소방서 공문 (출처: 소방청, 용혜인의원실



한편, 용혜인 의원은 소방이 소방시설 자체점검 제도를 이행계획 방식으로 전환한 것은 예방행정을 스스로 회피한 것이라는 지적도 내놓았다. 소방청은 지난 2022년 말 관련 법 개정 이후 소방시설 자체점검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를 ‘조치명령’ 방식에서 ‘이행계획 제출’ 방식으로 변경했다.


소방시설 자체점검 후 소방관서가 바로 필요한 ‘조치명령’을 요구하던 것에서, 민간이 자체점검 후 불량 소방시설을 언제까지 조치하겠다는 이행계획을 제출하고 불량 시설까지 직접 ‘조치’한 다음 그 결과를 다시 소방관서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게다가 과거 소방은 소방시설 자체점검에서 확인된 불량 사항의 조치명령 이후 소방시설의 수리 사실을 직접 현장을 찾아 확인하던 체계까지 없앤 것으로 밝혀졌다.



2022년 12월 말 소방시설 자체점검 이후 현장 확인을 하지 않아도 되게 변경된 ‘소방시설 자체점검 업무처리 흐름도’ 변경 전, 후 (출처: 소방청, 용혜인의원실)



동시에 행정조치 수준 또한 약화됐다. 소방서의 조치명령 위반 시 벌금으로 처벌하던 과거와 달리, 현재에는 이행결과가 제때 제출되지 않아도 주로 과태료 처분에만 그친다. 이마저도 연기신청만 하면 99% 허가되고 있어 강제성은 사실상 없어진 실정이다.


실제 인천 청라 아파트의 경우에도 그러했다. 2022년에는 소방시설 자체점검을 통해 소방서에 보고된 점검결과에 따라 조치명령서를 발부하고 이를 정당한 사유 없이 위반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는 안내를 했다.


반면, 이행계획 체계로 변경된 2023년부터는 소방시설 자체점검 결과 이행계획 완료기간 통보라는 공문을 아파트 측에 보내면서 ‘과태료 300만원 이하가 부과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공문에서조차 과거 징역 또는 벌금형을 경고했던 것과 달리 과태료 부과를 알리는 데 그치는 등 예방행정을 완화해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 소방안전을 위한 관련 제도를 더욱 강화해 소방대상물 관계인의 경각심을 높여도 모자랄 판에 소방 스스로가 행정력을 약화시킨 것과 다름없어진 상황이다.


용혜인 의원은 ”소방이 스스로 행정력을 포기하는 형태로 관련 법규를 개정하는 등 소극적인 예방행정을 조장하거나 최소 방치한다는 의구심을 떨쳐낼 수가 없다“면서 ”국민을 화재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야 하는 최일선 조직인 소방의 화재예방 행정을 기초부터 다시 잡지 않으면 결국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용혜인 의원은 ”현행법에도 소방의 의지만 있다면 과거처럼 현장점검과 보완, 조치명령을 통해 화재 예방행정에 적극 나설 수 있다“며 ”소방청 스스로 의지를 갖고 화재 예방 행정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관련 법 개정까지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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