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링스 프로젝트] 전시동물, 반려동물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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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가 손이라는 코끼리 아저씨, 엉덩이가 사과처럼 빨간 원숭이, 밀림의 왕 사자,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들이죠. 사람들에게 동물원은 이런 동물들을 만나고 동물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가질 수 있는 문화·여가 공간인데요. 하지만 비좁은 울타리 안에서 평생을 살아야 하는 동물에게 동물원은 어떤 공간일까요?
지난 토요일 어스링스 프로젝트는 사람들의 유흥을 목적으로 전시되는, 서울어린이대공원과 충무로 펫샵거리의 동물을 마주했습니다. 참가하신 분들의 활동 후기를 공유합니다.
냉수님의 활동 후기
저는 동물원과 펫샵 모두 거의 처음 가보았는데요.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정말 제가 태어나서 가장 다양한 동물들을 본 날인 것 같은데, 모든 동물들이 다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린 것 처럼 보였어요. 동물원에 붙어있는 동물에 대한 설명에는 어떤 동물은 90kg의 동물들을 입에 물고 다닐 수 있다고 쓰여있고, 시속 몇키로로 달릴 수 있다고 쓰여있고, 백마리씩 무리지어 산다고 쓰여있었어요. 하지만 그 어떤 동물도 설명에 써있는대로 살고 있지 않았어요. 수많은 야생동물이 유리, 철창으로 꽁꽁 갇혀있는 와중에 맹수가 탈출할시 인간이 어떻게 대피해야 하는지 안내되어있는 부분도 아이러니 했습니다. 뛰쳐나온 그들이 인간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사살 당했던 수많은 순간들이 떠올랐어요.
또 어디서 어떤 과정을 통해 이들이 오게 되었을지, 비좁은 상자에 갇혀 태평양 대서양을 거쳐 이곳에 오게 되었을지, 자체 번식으로 태어났을지… 어느쪽이라도 너무 비극적이라 생각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어린이대공원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나은 환경의 동물원일것이라는 생각에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야생동물과의 거리를 두라는 안내를 보면서도 이들을 여기까지 데려온 것 자체가 위험한일 아닐까요? 우리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지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펫샵거리도 너무너무 끔찍했어요. 작은 투명 상자안에 갇혀서 인간이 쳐다보면 문을 박박 긁고 꼬리를 흔드는 모습을 보기가 힘들었어요. 어느 한 펫샵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물어봤는데요. 특a급, a급 이렇게 급수가 나뉘어져 있고 “얘네들 엄마는 챔피언급이다” 이런 얘기를 들을 수 있었어요. “누구랑 누구를 교배해서 예쁘고, 이런 색깔은 인기가 많다,” “어느 종을 원하냐.” 그런 말들을 들으면서 어지러웠어요. 그렇게 생명들을 돈을 주고 사고 파는 과정에서 더 좋은(?) 상품성을 위해 얼마나 많은 동물들이 고통받고 있을까요. 그리고 그런 예쁘고 특a급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과연 그들을 존중하며 삶을 살아갈까요? 일단 그렇게 삶을 샀다는 것 자체에서 시작부터 잘못되었지만 유기동물 보호소에 비슷한 생김새의 동물들이 가득한 현실을 보면 지금의 반려산업은 꼭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무엇을 차근차근 해나가야할지, 이들 모두의 고통스러운 삶은 내일도 모레도 지속되겠지만 그럼에도 내가 해야할 일이 무엇일지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유주님의 활동 후기
저도 오늘 동물원을 처음 가봤는데요, 냉수님이랑 똑같은 생각을 했어요. 퓨마 우리를 보는데 5미터까지 나무를 도약해서 오르고 수영을 잘한다는 설명이 적혀있었어요. 그런데 그 우리는 그 도약도, 수영도 불가능한 곳이었고요. 이미 알고 있던 바였지만 모든 곳이 너무나 좁았고 절대로 이들이 여기에서 편하게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이 직관적으로 느껴졌어요.
그리고 저는 동물원에서 제가 동물을 바라보고 있는 행위 자체가 그들에게 너무 스트레스를 주는 것 같아 너무나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을 지우기가 힘들었어요. 까르르 웃으면서 구경하는 사람들 자체가 너무 폭력적이게 느껴졌어요. 저를 포함해서요. 그래서 자세히 보지 못하고 금방 지나치게 되었어요. 그 공간 자체가 감옥 같고 학대라고 느꼈는데… 현수막에 ~무슨 행위는 동물학대라고 크게 써있더라고요. 애초에 살던 곳에서 납치해서 좁은 곳에 감금 하는 것 자체가 학대인데, 동물원에서 동물학대라는 말을 사용하는 게 참 웃기더라고요.
가슴이 많이 아팠어요. 코끼리가 얼마나 넓은 곳을 하루종일 걸어다니는지 알고, 바다사자가 얼마나 큰 공간에서 헤엄치는지 아는데, 그걸 아는데 그들의 공간을 보고 있자니 많이 괴로웠어요.
마몽님의 활동 후기
동물원에서..
서울중심부에서 이렇게 다양한동물들이 전시되고있다는걸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화목한가족이, 연인끼리,친구끼리 언제든 자유롭게 올 수 있는 이곳엔 웃음소리가 가득했고 신기하다거나 귀엽다거나 하는 감탄사가 즐비했습니다. 저도 갇혀있는 몇 동물들을 보면서 안쓰럽고 죄스러운마음도 드는반면에 어느 동물들에겐 몇번씩 '귀엽다'거나 '예쁘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그중에도 이끼가 낀 물통이나 맹수들을 가둔 투명 벽에 스크래쳐가 잔뜩 나있는것이나 먹이를 주지말라거나 벽을 두드리지말라는 경고종이를 계속 보게될때마다 묘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무기력하게 서있던 말, 건강에 이상이 있어보이는 여우.. 뾰족한 철사위로 자꾸 코를 올렸던 어린코끼리, 말도안되게 작은 케이지에 갇혀있던 아나콘다. 많은 장면들이 머리에 스쳐갔습니다.
물개가 전시 된 곳 앞에서 어느 어린이가 물개로서 감정이입을 하여 써둔 멘트에 “나는 이렇게 동물원에서 편하게 살지만 내 친구들은 힘들고 위험하게 살아”에서 멈칫할수밖에 없었습니다. 동물원에서 전시 되는 그 순간만큼은 천적으로부터, 굶주림으로부터 안전할수는 있겠지만 전시되기위해 바다건너 오기까지 그 어떤 수많은 과정들이 생략되어졌는지, 가족,무리들은 어떻게되었는지 그런것들이 얼마나 철저히 감춰지고, 또 알려고 하지않았는지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으로 느꼈던 괴리였습니다.
동물원의 공익성으로 아이들의 정서교육,동물종보호를 내세운다고 합니다. 아이들과 어른들의 반나절의 즐거운시간을 보내기위해, 뒤돌아보면 까먹는 낯선 동물들의 이름, 국적,습성들이 과연 교육적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 하루를 위해 동물들이 쓰이는것이 맞는지도요. 길게는 20,30년씩 살아가는 생명체들을 인간의 목적을 위해 가두어두는게 맞는지도요.
더운 날씨에 조그마한 물통에서 계속 물을 할짝이던 곰과, 그 앞에서 배변하던 곰은 연신 이야깃거리가 되었습니다. '더운가봐,물마신다' '똥싸는데 오줌도 같이 나오네' 동영상촬영과 사진촬영이 이어졌습니다. 즐거운웃음소리가 가슴을 콕콕 찌르는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사방이 트인곳에서 관람의 목적으로서 존재하고 그 매순간마다 웃음이나 관심을 유발되는것이 얼마나 기이한지도요...
언젠가는 흑인에게, 언젠가는 여성에게 타자화된 시선으로 우리는 늘 그렇게 누군가를 바라봤겠거니 느꼈습니다.
아예 죽음을 코앞에 둔 존재들을 맞이했던 비질과 달리, 제가 오늘 마주한 동물들은 '죽음'과는 크나큰 거리감이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결은 같다고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 동물권의 행보는 동물들의 고통의 총량을 줄이는것이라 생각합니다만, 전시동물로 사람들이 느껴야하는것은 오락거리나 한 날의 에피소드가 아닌, 서식지를 파괴하고 납치해와서 명목뿐인 인위적인 환경을 조성하고,살아가게 만드는 작태에 대해 던져봄직할 생각거리가 우선이 되어야하지않을까 싶습니다. 정말로 교육적성격을 띄어야한다면요..
충무로 펫샵거리에서..
적지않은 세월을 개와함께 했던 저는 늘 개농장과 반려동물사업에 걸쳐진, 그리고 간혹 사람들이 동물에게 요구하는 혈통이나 품종같은것에 늘 촉각을 곤두세우곤 했습니다. 사람들의 그러한 수요는곧 산업의 확장성을 의미하고, 결국 동물권 인식의 확산이 아닌 같은 종에서 발생하게되는 차별을 야기하곤 합니다. 그리고 1퍼센트의 행복한 반려동물이 생김과 달리 99퍼센트의 고통받는 동물들이 생기고요.
수많은 아기강아지를 빼곡히 진열한 채, 조부모와 부모의 혈통서를 간직하고 새끼를 빼서 특A급이라고 기백만원으로 판매하는건 어떤식으로 봐도 납득하기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그 조부모는 갓태어난 새끼보다 겨우 두어살이나 많겠지요. 그리고 그렇게해서 팔리지않은 특a급의 강아지는 또다시 농장으로 들어가 다른 강아지의 조부모가 되어 다른 강아지를 특A급을 만들어내는데에 일조하겠지요.
그 과정속에 그 개의 자유의지는 아무것도 반영되어지지않다는게 너무 마음이 안좋았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산업이 계속 호황이 될지 모르겠으나 많은 동물보호단체가 외치듯이 사람에게 가장 가까운 동물인 개/고양이로부터 시작되는 동물권의 확산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 길에는 개농장, 보신탕,펫샵철폐 등 가야할길이 많다는걸 새삼스럽게 느꼈습니다.
골목 거리를 잔뜩 채우는 펫샵이 있지않을까 했는데 생각보다 거리는 짧게 끝났습니다만 이런곳은 전국 곳곳에, 동네 곳곳에 존재하겠지요.
마음은 아프지만 멈춰서는 안된다고 느꼈던 하루였습니다. 매번 이 프로젝트에 많은걸 느끼게 되어 감사하단말씀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감람님의 활동 후기
저는 온새라는 이름의 호랑이가 유독 기억에 남아요. 온새가 있던 유리벽은 스크래치로 가득했어요. 저는 그 스크래치가 꼭 온새가 하는 말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온새가 얼마나 많은 말들을 이야기했는지 얼마나 많은 울분을 토로했는지… 온새를 가둔 여서일곱개의 유리벽은 손톱자국들로 가득했어요. 수없이 토해낸 말들이 사람들에게 닿지 않는 것 같아서 자꾸만 생각이 나네요.
어린이대공원에 있는 동물들이 살고 있는 곳은 자의로 집이된 것은 아니지만 집이 되어버렸잖아요. 그런데 인간들은 그 집을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구조물을 만들고 펜스를 쳐요. 그리고선 손을 넣으면 위험하기 때문에, 우리가 다칠 수 있기 때문에 다가가면 안된다고 경고문을 작성해두었더라구요.
유리벽을 치면 안된다고,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그 곳에서 들리는 소음과 카메라의 찰칵 소리를 그들은 얼마나 많이 들었을까요? 수많은 이들의 눈빛과 기록을 얼마나 견뎠을까요? 더 가까이에서 그들을 보기 위해서 설치된 높은 구조물들이 유리벽이 낮은 펜스가두터운 철장이 너무 폭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어떻게 겨우 인간이 이렇게 다른 생명을 소비하고 생명을 교배하고 상품성을 운운할 수 있을까 싶었던 펫샵은요 정말 많은 연예인들의 싸인이 버젓이 걸려있었어요. 이같은 소비가 지속될 수 있는 영향을 주는 그들의 흔적이 너무너무 싫었어요. 보다 작고 희소성있는 펫들을 판매하고 입양사고가 발생할 시 A/S를 책임지는 펫샵… 참 우습더라구요
인간으로서 존재하는게 참 미안할때가 괴로울 때가 많아요. 단지 미안해하는 마음 괴로워하는 마음으로 멈춰있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주하고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네요 오늘도 참 많은 생각이 드는 활동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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