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폐공사는 화폐 제조를 담당하고 있을 뿐 아니라, 주민등록증이나 복지카드, 청소년증, 여권 같은 국가신분증도 발급하는데요. 이렇게 많은 것을 제조·발급하고 있지만 딱 하나 발급하고 있지 않고 있는 게 있으니, 바로 일용직 노동자의 정규직화 입니다.

내일은 안 나오셔도 됩니다

조폐공사의 여권발급과에는 여권 제조, 발급, 판독검사를 담당하는 일용직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용혜인 의원실에 따르면 이 노동자들은 매일 매일 출근 여부를 문자나 네이버 밴드 등을 통해 통지받아왔다고 하는데요. 언제 출근하게 될지, 얼마나 일해서 얼마의 월급을 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불안정한 노동환경은 12년간 지속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최근 코로나19로 여권 발급량이 급격히 줄어들자, 출근 일수가 대폭 줄어들었는데요. 조폐공사에서 일하는 것 만으로는 도저히 먹고 살 수 없는 상황이 되었지만, 조폐공사는 출근 하지 않는 평일에 다른 아르바이트 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합니다.

운영은 민간 기업처럼
한국조폐공사에서 여러가지 편법을 사용해 노동법을 위반해오고 있었습니다. 노동자에겐 일용직 대우를 하지만, 막상 근로계약은 계약직으로 하면서 노동자들이 다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도록 강제했고요. 2년 이상 근무시 정규직으로 전환해야한다는 기간제법을 피해 22개월을 주기로 계약 해지와 재계약을 반복해왔습니다. 이 방법은 민간기업이 자주 사용하는 꼼수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조폐공사는 노동자들에게 코로나 19에 대한 지원금을 지급하는 대신,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지 말라는 비밀 합의문을 제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비판 받고 있는데요. 자신들도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는지 합의문에 대해서 정부·국회·언론에 이야기 하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가이드라인? 그런거 몰라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했었죠. 동일한 직장에서 같은 업무가 9개월 이상 반복된다면 정규직 전환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는데요. 여권발급과의 노동자들은 정규직 전환 대상에 포함되지만, 조폐 공사는 정부의 지침을 어기고 부당하게 노동자들을 착취 해온 것입니다.

 기본소득당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정의로운 고용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조폐공사와 같은 공공기관이 나몰라라 하면 안 됩니다. 특히 재난 시기일수록 부당한 노동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신경써야 할텐데요. 여권발급과 노동자들의 정당한 노동조건 회복을 시작으로 공공부문 전체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감시·감독이 철저해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