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보기

기재부의 상속세 개편, '부자 감세' 아닌가?

3주간 달려온 국정감사를 오늘 마칩니다. 오늘은 기재부, 한국은행, 그 외 공공기관을 상대로 '종합국감'을 실시합니다.

기재부가 검토하는 상속세 개편이 '부자 감세'가 아닌지 묻겠습니다. 현재 상속세는 '유산세'입니다. 물려주는 사람의 유산 전체를 기준으로 과세표준을 정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이를 '유산취득세'로 전환한다는 겁니다. 유산을 물려받는 자녀가 여럿이면 각각 물려받는 재산을 기준으로 과세한다는 거죠. 그런데 유산을 작은 덩어리로 쪼개면 각각 낮은 세율이 적용되므로 사실상 감세 효과가 납니다. 여기에 대한 보완이 없다면, 부유층 세부담을 줄여주려는 걸로 의심해야 하지 않을까요?

한국투자공사에는 '고졸 인턴직원 극단적 선택'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겠습니다. 2016년 입사한 고졸 20대 인턴직원이 2019년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과도한 업무를 떠맡아 크게 스트레스 받고 우울증에 걸린 것이 원인이며, 산재로 인정받았습니다. 투자공사는 해당 업무를 수행할 자격을 갖춘 사람을 따로 뽑아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습니다. 고급인력 채용 비용을 아끼려고 최저임금 받는 인턴직원에게 업무를 떠맡긴 것 아닌가요? 공기업 정직원이 되려고 몸 부서져라 일하던 청년이 결국 마음까지 부서져버렸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따지겠습니다.

기재부 산하 공공기관 중에 '아빠 육아휴직'을 유독 적게 쓰는 기관들이 있습니다. 수출입은행은 육아휴직 건수 중 여성이 138명인데 남성은 14명입니다. 투자공사는 여성 34명 대 남성 2명입니다. 이들 몇몇 기관은 우리나라 평균 남성 육아휴직 비율보다 크게 낮습니다. 공무원 사회는 민간 직장보다 남성육아휴직이 훨씬 유리한데도 이처럼 비율이 낮다면 조직문화를 돌아봐야 합니다. 출산, 육아가 승진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건 아닌지 말이죠.

어제 홍남기 부총리에게 "기재부 개혁, 조직 분리"가 필요하다고 얘기하자 홍 부총리는 "새겨듣겠다"라면서도 "1200명 기재부 공무원들은 오늘도 성실히 맡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변명했습니다. 공무원들의 성실성이 문제가 아니라 그 성실함이 어디로 향하는지가 문제입니다. 코로나 대응에 지출을 늘리기보다 지출을 아끼는 쪽으로, 부유층과 대기업의 세 부담을 덜어주는 쪽으로 성실하면 문제가 아닐까요? 정부가 '올바른 방향'으로 성실히 갈 수 있도록 국감 후에도 늘 감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