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보기

이낙연 전 대표님, 이선균의 8만원 얹어서 송강호에게 주면 정의로운 겁니까?

어제 저녁 민주당 대선 경선 TV토론에서 이낙연 전 대표는 이재명 지사를 향해 물었습니다. 영화 ‘기생충’속 이선균에게도 8만원씩 주는 것이 정의롭냐구요. 이낙연 전 대표의 의도는 기본소득의 보편성 원칙을 공격하는 것이죠. 여기서 기본소득의 액수는 중요하지 않을 겁니다. 이 전 대표는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똑같이 주는 것' 자체를 문제 삼고 있으니까요.

이낙연 전 대표님께 묻고 싶습니다. 그러면 기생충의 기택(송강호)에게 박 사장(이선균)의 몫을 더해 16만원 주면 그걸로 정의는 실현되는 겁니까? 근본적으로는 둘 사이의 불평등을 줄여야 하지 않나요?

기본소득제도의 목표는 부의 급진적 재분배를 통해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입니다. 기본소득제도는 박 사장과 기택에게 그저 똑같은 돈을 주자는 것이 아닙니다. 애초에 두 사람의 삶이 그처럼 벌어지지 않도록 막는 제도입니다.

불평등을 줄이는 기본소득의 장점은 모든 토지에 토지보유세를 걷어 세수를 동등하게 나누면 더욱 잘 드러납니다. 영화에서 박 사장의 저택과 기택의 반지하는 우리나라 부동산 불평등을 극명하게 드러냅니다. 이러한 불평등이 발생하는 이유는 한국의 보유세 수준이 너무 낮기 때문입니다(OECD 주요국 절반 수준에 불과). 모든 토지에 부과하는 토지보유세를 신설하면, '조세의 자본화'에 의해 부동산 가격이 획기적으로 떨어집니다. 무주택자와 서민 1주택자는 토지세배당을 받아 소득이 늘고, 특히 무주택자는 집값 안정으로 주거비 지출이 줄어듭니다.

“부자들에 대한 모욕이다. 부자들은 그것보다는 사회에 기여하고 명예를 얻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재명 지사가 "가난한 사람만 주면 부자들이 세금을 안 내려 할 거다"고 하자 반박하며 한 답변입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부자들이 기꺼이 세금을 더 부담함으로서 사회에 기여하고 명예를 얻고자 한다면, 민주당의 종부세 완화 방침은 왜 나온 것입니까? 왜 한국이 여지껏 '저부담-저복지 국가'에 머물고 있는 것입니까?

이낙연 전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명예로운 부자’가 존재한다면, 그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만 지원하자고 주장하는 사람이 아니라, 세율을 더 올려서 기꺼이 더 많은 세금을 내겠다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늘 조세저항에 부딪힙니다. 작년 8월 국회에서 처리했던 부동산 3법만 해도 그렇습니다.  ‘집의 노예로 사는 것에서 벗어났다’고 자화자찬하던 부동산3법이 조세저항에 부딪히자, 민주당 스스로가 지금 그 법을 무력화시키는데 앞장서고 있지 않습니까? 

조세저항 극복은 있는 자의 명예에 호소할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민주적 의지를 모으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박 사장과 기택 모두 기본소득을 주면서 그 세수는 모든 부동산 소유자에게 토지보유세를 내게 하여 마련하면, 국민 대다수가 내는 것보다 받는 것이 많아지니 조세저항이 줄어듭니다. 소득 안정과 부동산 가격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묘책이 바로 '기본소득 토지세'입니다.

이낙연 전 대표님, 이 전 대표님이 국무총리직을 수행하고, 당대표이던 시절 더 크게 벌어진 부동산 불평등의 모습이 바로 영화 ‘기생충’ 속 박 사장과 기택의 모습일 겁니다. 박 사장과 기택 사이의 분배 정의를 고민한다면, 불평등 자체를 없애려는 기본소득제도의 담대한 목표에 함께 하십시오. 아울러, 제가 공동발의 요청을 드린 '기본소득 토지세' 발의에도 동참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2021.08.12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용 혜 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