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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용혜인 상임대표 이태원 참사 200일 시민추모대회 발언문

보도자료
작성자
대변인실
작성일
2023-05-21 00:07
조회
1706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국회의원 용혜인입니다. 

이태원 참사 이후 두 계절이 흘러 어느덧 해가 길어지는 여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오월의 햇살보다 더욱 눈부시고 찬란했던 159개의 우주를 떠올리다보면, 

참사가 없었다면 159명의 오늘이 얼마나 빛나고 아름다웠을까를 상상하다보면,

이 좋은 계절마저도 그저 야속하게만 느껴집니다. 


참사 이후 200일, 반성 없는 정부는 이제 더욱 물리력을 동원해가며 

노골적으로 유가족에 대한 적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거리에 선 유가족을 폭력적으로 제압했고 

결국 유가족들은 전치 3주에 이르는 부상까지 입었습니다. 

이태원 참사를 막아내지 못한 경찰이, 오히려 또다시 국민을 다치게 했습니다. 


불법까지 감수한 경찰의 무리한 공권력 남용에는 

그저 어떻게든 유가족에게 모욕과 좌절을 주겠다는, 

그래서 진상규명의 목소리를 짓밟고 말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의지만 담겨있습니다. 

최소한의 인간성조차 상실한 윤석열 정부의 민낯 앞에서 치가 떨립니다. 


그러나 저는 무도한 정권의 몸부림이 결코 두렵지 않습니다. 

참사 200일, 참사를 기억하고 연결되고자 하는 ‘우리’가 가진 힘을 

제 눈으로 마주했기 때문입니다. 


기본소득당은 참사 200일을 맞아 14개의 대학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함께하는 

대학 연속 간담회를 매일 저녁 열었습니다. 

밤이 깊어지는 시간까지 유가족과 청년들 간의 대화가 매일같이 이어졌습니다. 

이번 주만 해도 100여명의 청년들이 간담회 현장을 빼곡하게 채웠습니다. 

“이태원 참사를 기억해달라”는 유가족의 절박한 호소를 윤석열 대통령은 끝내 외면했지만, 

청년들은 “기억하겠다”는 응답으로 마주하며 유가족의 곁에 섰습니다. 

이태원 참사를 함께 겪은 유가족과 청년이 함께 눈물을 흘리고 

손을 맞잡고 서로를 끌어안으며 ‘우리’가 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이 ‘우리’가 가진 기억의 힘을 믿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200일의 시간동안 

진상규명을 향해 한 발짝이라도 나아갈 수 있었던 것 역시 

참사를 기억하며 끈질기게 추모해 온 ‘우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무능, 무책임, 무공감으로 일관했던 지난 200일동안, 

우리의 힘으로 국정조사를 관철시켜 부족하지만 진실을 밝혔고, 

참사 핵심 책임자인 이상민 장관을 탄핵시켰고, 

국민의 뜻을 모아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발의했습니다. 


정부여당의 끈질긴 방해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았던 

유가족과 국민의 의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입니다. 

정부가 아무리 참사를 지우려고 발버둥을 친들, 

서로의 곁을 지키며 기억으로 연결되어 있는 국민의 연대를 이길 순 없습니다.


이태원 참사 200일, 이제 그 ‘우리’를 더욱 깊고 단단하게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저와 기본소득당 역시 여기 있는 ‘우리’의 힘을 믿고 나아가겠습니다. 

그 첫 발걸음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일 것입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발의된 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애저녁에 숙의기간이 끝났는데도, 정부여당의 무논리 훼방으로 

상임위 안건 상정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가 제출한 소방 긴급구조대응활동 평가는 

소방청장마저도 그 부실함을 인정할 만큼 엉망이었습니다. 

정부의 자체 평가에서조차 풀리지 않은 수많은 의문들을 

한 치의 공백도 남기지 않고 검증해내기 위해서라도 특별법은 반드시 제정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여당은 여전히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두고 

총선 전략 특별법’이라는 희대의 망언까지 늘어놓으며 유가족과 국민을 모욕하고 있습니다. 


여당이 피해자 범위나 조사 기간 등에 대해 이견이 있다면 무논리 반대를 멈추고 

여당의 주장이 담긴 특별법 대안을 들고 와서 

국회 절차에 맞게 순리대로 논의하고 심사하고 토론하면 됩니다. 


국민 5만명이 청원하고, 183명의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안건 상정조차 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를 넘어 업무방해에 해당합니다. 


저 역시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행안위에서 국회법 절차에 맞게 

조속히 심사될 수 있도록 저의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특히 행안위원장이 야당으로 교체되는 6월부터는 

반드시 이태원 참사 특별법 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여기 계신 민주당, 정의당, 진보당 역시 함께 힘 보태주시기를 청합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고 충분히 슬퍼할 시간도 허락받지 못한 채 

거리에 나선 유가족의 농성이 끝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무엇보다 시급한 정치의 과제 아니겠습니까. 

100일 전 유가족과 국민 앞에서 한 ‘국회의 다짐’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야4당의 긴밀한 공조로 특별법 제정에 나서야 합니다. 


이태원 참사가 대한민국의 마지막 참사로 기록될 수 있도록, 

정치가 해야 할 추모를 간절하고 집요하게 해나가겠습니다. 

진실의 별을 함께 밝히겠습니다.


2023년 5월 20일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용 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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