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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걸린 형제복지원 진실규명,

그런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년 더 기다리라고 합니다≫

얼마 전 역사에 남을 결정이 있었습니다. 형제복지원 인권 침해사건이 35년만에 처음으로 국가폭력에 의한 인권침해 사건으로 인정받은 것입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부랑아’를 몰아낸다는 명목으로 무고한 시민들을 가두며 강제노역, 구타, 성폭력, 암매장 등 잔혹한 인권유린을 가했던 현대사의 비극입니다. 목소리를 얻지 못했던 피해자들은 1987년 간신히 탈출하며 세상에 그 모습이 드러났지만 전두환은 오히려 형제복지원 원장에게 ‘부랑아 퇴치 공로’ 훈장을 두 번이나 수여하며 피해자들의 입을 막아왔습니다.

3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진실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이 포기하지 않고 진상규명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어왔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진실화해위의 조사에 따르면 총 3만 8천여 명의 피해자가 형제복지원에 강제수용되었으며, 이중 657명이 사망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진실화해위는 행정안전부와 부산시에게 피해자들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피해회복을 위한 지원을 권고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행안부에서는 진실화해위의 권고를 ‘접수’조차 거부하고 있습니다. “진화위가 종료되는 2024년에 접수를 검토하겠다”는 것이 행안부의 공식 입장입니다. 이것이 과연 국가폭력 피해자를 대하는 정부 부처의 답변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입니다. 이미 35년 넘게 국가폭력에 고통받아온 피해자들의 마음을 또다시 무너뜨리는 일입니다.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피해보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도 모자를 판에, 팔짱끼고 나몰라라하는 행안부의 태도에 유감을 표합니다. 

이상민 장관에게 요구합니다. 지금이라도 진실화해위의 권고에 따라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사과하고 조속한 피해보상으로 본분을 다하십시오. 형제복지원 인권탄압 사건 뿐만 아니라 진실 규명된 국가폭력 사건의 진실화해위 권고사항을 충실히 이행하십시오. 

‘국가의 잘못’이라는 한 마디를 듣기 위해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은 35년동안 혹독한 삶을 견뎌왔습니다.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생존자들과 사랑하는 가족을 억울하게 잃은 유가족들에게 형제복지원 사건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이제는 국가가 제 역할을 미루지 말고 다해야 할 때입니다.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의 트라우마가 온전히 치유되고, 나아가 형제복지원 인권탄압 사건이 제대로 해결될 수 있도록 저 역시 행안위원으로서 저의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2022년 8월 26일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