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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얼마든지 지어드린다"는 사기극>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부동산 공급을 걸고 도박판을 벌이고 있습니다. “250만 호 받고 61만 호 더!” "GTX연장 받고 F선 더!" 공급 폭탄과 개발 공약, 대출 완화와 세금 인하로 부동산을 잡겠다는 기조로 보면 두 후보는 이미 단일화를 이뤘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일어난 부동산 가격 폭등은 공급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문재인 정부의 주택공급 물량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보다 많았고, 서울 아파트 공급량은 역대 최대였습니다. 그런데도 서울 아파트 중심으로 집값이 치솟았습니다. 부동산은 재화 특성상 공급이 늘면 투기 수요가 늘어 가격이 오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하는 의견입니다. 물량 퍼붓는다고 집값 잡을 수 없습니다.

설령 집값은 어떻게 잡는다 합시다. 어마어마한 부작용이 기다립니다. 이재명 후보는 서울 107만 호, 윤석열 후보는 수도권 130만 호를 공약하는데, 역대 최대로 공급한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 주택 공급량은 연평균 8만 호 미만이었습니다(준공 기준). 두 후보 공약의 현실성은 차치하고, 공약이 실현되면 수도권의 밀집도가 엄청나게 올라갑니다. 교통, 교육, 환경 모든 면에서 생활조건이 악화될 겁니다.

공급 폭탄을 던진 후에 집값이 떨어지면 그야말로 나락입니다. 최근 수도권 집값은 하락 반전으로 가는 추세입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까지 완화해 빚으로 집을 사게 했는데 집값이 떨어지면 구매자는 빚더미에 앉게 됩니다. 집값이 하락하면 미분양이 늘고, 이는 금융기관 부실화와 자산 폭락으로 이어집니다. 빈 집이 늘면 그 일대는 슬럼이 될 수 있습니다.

샤워실에서 물이 뜨겁다고 찬물로 레버를 휙 돌렸다가, 물이 차가우면 뜨거운 물로 레버를 휙 돌리기를 반복하는 건 어리석은 짓입니다. 대책없는 공급확대론이 그런 꼴입니다. 반드시 부작용을 낳습니다. 주택공급은 선거에서 표를 얻으려 마구 던지는 카드가 아닙니다. 국토의 균형 발전, 인구와 주거의 변화에 근거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이재명, 윤석열 후보는 국토라는 공유재를 걸고 벌이는 부동산 공급 도박을 멈추십시오. 서울에 아파트를 소유하지 않아도 기회가 공평한 나라, 물려줄 집이 없어도 부모가 미안하지 않은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한 공약으로 저는 세 개의 화살(토지보유세, 토지배당, 토지임대부 주택공급)을 약속했습니다.

공급 폭탄은 답이 아닙니다. 

“집, 얼마든지 지어드리겠습니다”하는 헛된 약속, 이제 그만두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