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으로 보기

<차별 버스를 없애고 누구든 어디로 갈 수 있는 나라로!>

국회 의원회관, 특별한 전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바로 장애인 이동권 투쟁 21주년을 맞아 치러지고 있는 <버스를 타자, 장애인 이동권 21년의 외침> 사진전입니다. 환대해주신 전장연 활동가께서 친절하게 설명해주신 덕분에 이동권 투쟁 21년의 시간을 깊이있게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쇠사슬로 서로의 몸을 묶고, 지하철과 버스를 가로막고, 담장으로 오르는 사진 한 장 한 장이 뭉클하게 와 닿았습니다. 기본권을 보장받기 위해 온몸 던져 싸웠던 장애인의 투쟁 덕분에 대부분의 지하철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었습니다. 장애인 이동권 투쟁은 장애인 인권 뿐만 아니라 보편 권리를 두텁게 만드는 투쟁이었던 셈입니다.

"이동권이 누구야?" 

처음 장애인 이동권 투쟁이 시작되었을 때, 한 친구가 제게 물었던 질문입니다. ‘이동권’이라는 말은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낯선 말이죠. 비장애인에게는 이동이 이미 보장된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대중교통을 아예 이용하지 못하거나, 혹은 이용 과정에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마주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이도역을 휠체어 장애인이 점거했던 첫 투쟁은 우리 사회에 하나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바로 '누군가에게는 당연하게 주어진 권리가 누군가에게는 차별의 장벽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장애인 동지들의 치열한 투쟁 덕에 20년 전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장애인의 이동권은 온전히 보장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장연이 조사한 장애인 이동권 보장현황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국 저상버스 보급률은 28.4%밖에 되지 않습니다. 심지어 예산을 핑계로 이조차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동권 투쟁이 필연적으로 기획재정부에 대한 요구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국가예산을 총괄하는 기재부가 인권을 정책의 기본으로 삼지 않고 재정의 효율성만을 기조로 삼기 때문에 권리의 진전이 더딘 것입니다. 저 역시 용혜인의원실에서 일하며 기재부 재정관료 권력의 문제를 절실하게 느낀 바 있는데요. 이번 대선에서 기재부를 중심으로 한 재정권력의 해체와 개혁을 강하게 주장해나가겠습니다.

2001년 장애인 이동권 투쟁은 ‘더이상 죽이지 말라’라는 구호로 시작되었습니다. 2022년 장애인 이동권 투쟁은 생존권을 넘어 장애인 역시 '나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향한 요구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보편의 권리를 두텁게 만들어 왔던 장애인 투쟁에 감사와 연대의 인사를 전합니다. 

저 역시 누구든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